처음 한국조폐공사의 수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정교한 디자인과 금속 특유의 아름다움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마음에 드는 제품을 하나씩 소장하는 즐거움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고 수집품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수집품 하나에도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더군요.
수천만 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부터 역사 속 인물,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와 오늘날의 K-컬처까지.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평소 소장하던 제품들을 꺼내어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전시해 보았습니다. 집 안에 작은 박물관을 꾸민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자연과 역사의 이야기를 담은 기념메달 컬렉션입니다.
'한반도 공룡 시리즈 1차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기념 동메달'은 아주 오래전 한반도의 자연을 상상하게 하고,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은메달'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간 한 인물의 발자취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아끼는 것은 '광복 80년 기념주화 2종 세트'와 '꽃 시리즈 3차 해바라기 메달'입니다.
광복 80년 기념주화 세트의 보관 케이스 안쪽에 새겨진 태극기를 바라보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과 노력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의 역사를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과 함께 자긍심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제게 이 기념주화는 단순한 소장품을 넘어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해바라기 메달은 조금 다른 이유로 좋아합니다. 노란 해바라기 꽃잎이 섬세하게 표현된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끔은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며 여유를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바라기처럼 저 역시 힘든 순간에도 밝은 쪽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호랑이 컬렉션입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용맹함과 강인함, 굳센 기개를 상징해 왔습니다. 특히 호랑이 특유의 당당한 모습이 마음에 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진정한 강함이란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과 가치를 지키는 데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수집품을 모으다 보니 '맹호도 요판화', '타이거 무정형 메달', '복을 담은 영물도 카드형 골드(백호)'까지 어느새 세 가지나 모였습니다.
그런데 문득 걱정이 하나 생겼습니다. 함께 소장하고 있는 귀여운 푸들과 하늘다람쥐가 호랑이 세 마리를 보고 겁먹지는 않을까요? 전시할 때는 서로 조금 떨어뜨려 놓아야겠어요.^^
이번 전시에서는 '맹호도 요판화'를 중앙에 놓고 양옆에 백호 카드형 골드와 타이거 무정형 메달을 배치했습니다. 여기에 '2026년 현용주화세트' 표지에도 호랑이 그림이 있어, 이를 전시 배경으로 함께 활용해 보았습니다.
같은 호랑이라도 요판화의 섬세한 표현, 금속 메달의 입체감, 카드형 골드의 현대적인 디자인, 주화세트 표지의 친근한 호랑이 그림까지 저마다 다른 매력이 있어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호랑이와 태극기, 해바라기를 유독 아끼는 이유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호랑이에게서는 소중한 것을 지키는 용기를, 태극기에서는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해바라기에서는 내일을 향한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담은 전통문화 컬렉션입니다.
'백수백복도 기념메달(은)'을 펼쳐놓고 보면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 수(壽)와 복(福) 문양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문양들에 담겨 있다는 점이 참 인상적입니다.
이번에는 백수백복도 기념메달을 병풍처럼 넓게 펼쳐 뒤쪽에 세우고, 그 앞에는 '평안감사 도과급제자 환영도 카드형 골드'와 '평안감사 도과급제자 환영도 카드형 실버'를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전통 회화의 다채로운 색감과 작은 금속에 새겨진 섬세한 표현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중앙에는 '치우천왕 검 무정형 메달'을 놓아 전통적인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정교한 검의 형태와 세밀한 장식이 돋보여 감상하는 즐거움이 큰 제품입니다.
이렇게 모아놓으니 집 안에 작은 전통문화 전시관을 꾸민 듯했습니다. 오래된 문양과 그림이 오늘날의 메달과 카드형 제품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마지막은 주화와 현대문화 컬렉션입니다.
'2026년 현용주화세트'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기록하는 수집품입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동전도 이렇게 한자리에 모아놓고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담긴 디자인과 정교함이 새삼 다르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국가보호종 카드형 실버(표범장지뱀)', '국가보호종 카드형 실버(하늘다람쥐)', 'Golden Paw 카드형 골드(푸들)', 'LCK26 기념 플레이어 카드형 실버' 등 다양한 카드형 수집품을 함께 배치했습니다.
특히 국가보호종을 소재로 한 카드들을 보면서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소중한 생물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귀여운 푸들을 담은 카드형 골드와 e스포츠 선수 카드에서는 또 다른 현대적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화폐와 현대적인 디자인의 카드들이 한자리에 놓인 모습이 조금은 색다르지만, 오히려 그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수집의 세계가 과거의 주화와 메달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과 동물, 스포츠와 대중문화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네 가지 주제로 수집품을 나누어 전시해 보니 각 제품의 매력이 더욱 잘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사진을 예쁘게 찍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하나씩 배치하고 바라보니 수집품을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과 그동안 잊고 있던 작은 추억들까지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수집이란 단순히 물건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살아가면서 잊지 않고 싶은 가치들을 조금씩 모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고요.
언젠가 아이가 자라 제 수집품을 보며 물어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빠, 이건 왜 모았어?"
그때는 단순히 얼마에 샀는지, 얼마나 귀한 제품인지를 이야기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제가 이 물건들을 왜 아끼는지도 함께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오늘 제가 모은 것은 작은 주화와 메달, 카드들이지만, 언젠가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은 그 안에 담긴 커다란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조폐공사 창립 7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소장하는 즐거움은 물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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