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수집] 두 개의 메달로 시작된, 나의 첫 번째 컬렉션

안녕하세요. 새싹 수집가입니다.

 

이 글을 적기 전, 기념 메달을 모으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수집이라면 오랫동안 하나의 분야를 파고들며 수십 개, 수백 개의 물건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두 개의 메달을 ‘컬렉션’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거창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도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 수십 개의 물건들이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어서 제가 모은 물건은 딸랑 2점이라.. 상대적으로 단출합니다.ㅎㅎ 

 

하지만 디아블로 30주년 기념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란히 놓아두고 바라보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수집은 많이 가지고 있을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특별하게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한국조폐공사의 디아블로 30주년 기념메달을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소재도, 가격도 아니었습니다. 

게임 속에서 보던 이미지가 실제 금과 은 위에 새겨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게임은 본래 화면 속에 존재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용하는 컴퓨터와 게임기가 바뀌고, 그래픽도 달라집니다. 

한때 매일 보던 화면도 언젠가는 오래된 장면이 됩니다. 그런데 그 시간을 금속이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남겨놓았다는 것이 묘하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30주년’이라는 숫자가 좋았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기념 숫자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주변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실제로도 30년은 매우 긴 시간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5시간 이상은 무조건 사용하는 스마트폰도 2011년 당시에 나왔고, 고작 20년 남짓한 시간 만에 무수히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디아블로에게 있서 30년은 탄생과, 그 게임을 즐기던 세대의 교체, 그리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도 여전히 같은 이름을 기억할 만큼 긴 시간이면서

디아블로의 명성과 입지를 보여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30년을 기념하는 물건이라면 잠깐 보고 지나가는 굿즈가 아니라 오랫동안 가지고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가격이 가격인지라.. 그냥 보고만 지나치려고 했으나..  어릴 때 자주 하던 게임이라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큰 마음을 먹고 2달치 월급을 질러 이렇게 금메달과 은메달을 함께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

주문 후 택배는 아주 빠르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잘 도착했습니다.

실제로 두 제품을 같이 놓아보니 같은 디자인을 공유하면서도 느낌은 꽤 달랐습니다. 

금메달은 작은 크기 안에서도 묵직하고 특별한 기념품이라는 인상이 강했고, 은메달은 더 넓은 면적 덕분에 문양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역시 하나만 가지고 있을 때보다 금과 은이 나란히 있을 때 훨씬 완성된 한 세트처럼 느껴졌습니다.

 

만약 누군가 제가 가장 아끼는 제품을 하나만 고르라면 30주년 당연히 기념 금메달입니다.

금이라는 소재 때문만은 아닙니다.(가격도 가격이지만)

 

전 세계에 무한히 만들어지는 제품이 아니라 한정된 수량으로 제작된 기념메달이라는 점,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디아블로 30주년’이라는 바로 그 시점을 기억하게 해줄 물건이라는 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실제로도 노란게 더 이쁘기도 하구요.

(역시 인간의 역사에서 금이 왜 6천년 이상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금은 최고입니다. 여러분)

 

추후 몇 년이 아니라 10년, 20년 후에 다시 꺼내본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그때는 금값이 얼마인지, 이 메달의 중고가격이 얼마인지보다도,

“아, 그때 디아블로가 벌써 30주년이 되었구나 하면서 이걸 샀었지.”라는 기억을 먼저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글을 적어보는 이번 컬렉션에는 대단한 수집 경력도 없고 화려한 진열장도 없습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금메달 하나와 은메달 하나, 단 두 점뿐입니다.

그래도 저는 오히려 그래서 이 두 제품이 더 마음에 듭니다.

처음부터 수십 개를 가지고 시작하는 수집은 없으니까요.

 

한 개를 사고, 그 옆에 어울리는 하나를 더 두고 싶어지고,

두 개를 바라보다가 다음에는 어떤 것을 간직할지 생각하게 되는 과정이 결국 수집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기념메달 같은건 금은방을 하는 사람들이나 다루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디아블로 30주년 기념메달을 계기로 한국조폐공사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기념 메달을 전보다 유심히, 그리고 자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금이나 은으로 만든 제품을 넘어, 특정한 시대와 인물, 문화와 이야기를 작은 메달 하나에 담아낼 수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페이커 금화도 있던걸 알았다면 샀었을텐데요.. 아쉽습니다.

.

뭐, 앞으로 제 컬렉션이 얼마나 커질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라면 하나씩 천천히 모으고 싶고, 

단순히 개수를 늘리기 위해 구입하기보다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보았을 때 ‘내가 왜 이것을 가지고 싶었는지’가 기억나는 제품을 모으고 싶습니다.

 

언젠가 제 컬렉션이 열 개, 스무 개로 늘어난 뒤 지금의 두 메달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날도 올 것입니다.

그 때가 온다면, 아마 이 2개의 메달은 다른 제품보다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비싼 물건이어서도, 가장 희귀한 물건이어서도 아니라, 제가 처음으로 ‘모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두 개의 메달이기 때문입니다.

디아블로의 30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메달과 은메달.

 

저에게는 동시에, 앞으로 이어질 작은 컬렉션의 첫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모아보겠습니다.

 

좋은 제품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의 오늘 하루도 안녕하셨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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